무엇을 바꿀 수 있고, 무엇을 바꿀 수 없나
빛이 눈에 들어온 뒤 손가락이 움직이기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약 100ms가 걸립니다. 신호가 망막에서 뇌를 거쳐 손가락 근육까지 내려가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 몸이 물리적으로 더 줄일 수 없는 최저치입니다. 전용 실험 장비로 잰 일반 성인의 평균은 약 231ms입니다(Woods 외, 2015).
그래서 타고난 반응속도를 끌어올리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컨디션이 나쁘거나 장비가 느려서 억울하게 잃고 있던 시간을 되찾는 쪽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통하는 개선법 (손실 회복)
가장 효과가 큰 것은 결국 잠입니다. 잠이 부족하면 반응속도는 다른 어떤 이유보다 크게 떨어지는데 2주 동안 하루 6시간만 잔 사람이 이틀 밤을 꼬박 새운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는 연구도 있습니다(Van Dongen 외, 2003). 잠을 잘 자는 데는 돈이 들지 않으며 이보다 효과가 큰 방법도 없습니다.
언제 재느냐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정신이 또렷한 정도는 하루 동안 일정한 주기로 오르내리고 보통 새벽과 이른 오후에 가장 떨어집니다. 그래서 피곤한 새벽을 피해 정신이 맑은 시간에 재기만 해도 한 달 동안 연습한 것보다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에 재더라도 첫 판은 테스트에 익숙해지는 단계라 점수가 가장 나쁘게 나오므로 본 측정 전에 2~3판은 버리는 셈 치고 먼저 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세도 기록에 영향을 줍니다. 손가락은 버튼 위에 띄우지 말고 표면에 살짝 얹어 두어 움직이는 거리를 0으로 만드세요. 신호가 나타날 자리에 시선을 고정해 두면 신호를 시야 한가운데로 받을 수 있으며 숨을 내쉬면서 어깨의 힘을 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몸이 너무 굳어 있으면 오히려 근육에 명령이 늦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장비까지 신경 쓰고 싶다면 144Hz 이상 고주사율 모니터와 1000Hz 폴링레이트 유선 마우스가 기기에서 생기는 지연을 줄여 줍니다. 다만 장비는 잠과 시간대를 챙긴 다음에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통하지 않거나 무의미한 것
- 일반적인 "두뇌 훈련" — 반응 테스트를 반복하면 그 테스트에만 익숙해질 뿐이며 실생활이나 다른 인지 능력까지 좋아진다는 근거는 매우 약합니다.
- 반응속도 보조제 — 효과가 확인된 것은 카페인 정도이고 그마저도 잠깐 조금 빨라지는 수준입니다. 커피를 매일 마셔서 내성이 생겼다면 테스트 직전에 마시는 한 잔은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 최고 기록(운 좋은 클릭) 쫓기 — 같은 사람이라도 반응속도는 판마다 약 40ms 안팎으로 무작위로 흔들립니다. 그래서 20번 중 가장 잘 나온 한 번은 실력이 늘었다는 뜻이 아니라 운이 좋았던 것이며 세트의 중앙값을 보셔야 합니다.
게임을 많이 하면 반응이 빨라지지 않을까 궁금하실 수 있는데 액션 게임은 그 중간쯤입니다. 게이머가 반응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내는 경향은 있지만 원래 반응이 빠른 사람이 게임을 즐겨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게임으로 익힌 감각도 그 게임과 비슷한 테스트 밖으로는 잘 옮겨 가지 않습니다.
예측(도박)과 정직한 반응의 차이
점수를 가장 빨리 올리는 꼼수는 신호가 뜰 때를 짐작해서 직전에 미리 누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온 기록은 반응속도가 아니라 확률에 건 도박의 결과라서 기록이 좋아도 내 실력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만든 테스트는 기다리는 시간을 무작위로 바꾸고 너무 이른 클릭은 무효로 처리합니다. 점수가 갑자기 좋아졌는데 무효 판도 같이 늘고 있다면 반응이 빨라진 것이 아니라 운 좋게 맞아떨어진 도박만 기록에 남고 있는 것입니다.
권장하는 표준 측정 루틴
- 잠을 충분히 잔 상태에서 테스트합니다.
- 정신이 맑은 시간대를 하나 정해 두고 늘 그 시간에 합니다.
- 같은 기기와 같은 유선 입력 장치를 씁니다.
- 연습 삼아 2판을 버린 뒤 본 측정을 시작합니다.
- 탭을 화면 맨 앞에 두고 최고점 대신 세트 중앙값을 적어 둡니다.
- 한 번의 결과보다 1~2주에 걸친 흐름을 봅니다.
이 사이트에서 그대로 적용하는 법
이 사이트의 반응속도 테스트는 이 가이드에서 말한 원칙대로 만들었습니다. 먼저 도박으로 얻은 기록이 남지 않게 했습니다. 대기 시간이 1.5~7초 사이에서 무작위로 정해지기 때문에 박자를 맞춰 찍는 방법은 통하지 않으며 너무 이른 클릭과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클릭(0.1초 미만 — 육상 부정 출발과 같은 기준)은 무효로 처리합니다.
점수는 다섯 판의 중앙값으로 매기기 때문에 워밍업도 따로 신경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첫 판 점수가 유난히 나쁘게 나오는 것은 정상이며 나쁜 한 판이 점수를 크게 끌어내리지는 못합니다. 그 판을 지우고 싶어진다면 그냥 두세 판을 더 해 보시면 됩니다.
기록은 쓰고 계신 브라우저에만 남기 때문에 같은 기기에서 하기만 하면 조건도 저절로 맞춰집니다. 결과 화면에 나오는 "최근 몇 판 중 몇 판보다 낫습니다" 줄이 바로 위에서 말한 흐름 비교이니 한 판의 숫자보다는 이 줄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