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의 본질: '향상'이 아니라 '전이'
테스트를 매일 연습하면 그 테스트를 잘하게 된다는 사실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숫자 외우기를 매일 하면 외울 수 있는 자릿수가 늘어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논쟁은 그렇게 늘어난 실력이 연습하지 않은 일상의 능력까지 번지느냐에서 시작됩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번지는 것을 '전이'라고 부르며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 구분 | 정의 | 학술적 입증 |
|---|---|---|
| 가까운 전이 | 훈련한 과제와 매우 비슷한 형태의 다른 검사로 효과가 번지는 것 | 부분적으로 입증됨 (효과는 완만함) |
| 먼 전이 | 일상의 기억력, 업무 집중력, 판단 속도, 치매 예방처럼 전혀 다른 능력으로 번지는 것 | 근거가 거의 없음 (상업 마케팅의 영역) |
두뇌 훈련을 둘러싼 논쟁은 대부분 가까운 전이에서 나온 작은 향상을 먼 전이(삶의 질 향상)가 일어난 것처럼 부풀려 소개하는 데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대규모 연구가 확인한 것
대표적인 연구는 BBC와 함께 진행한 대규모 실험(Owen 외, 2010)입니다. 11,430명에게 6주 동안 온라인 두뇌 훈련을 시키고 일반 상식 퀴즈를 푼 대조군과 비교했는데 훈련 집단은 연습한 게임의 점수는 올랐지만 연습하지 않은 인지 검사에서는 비슷한 테스트조차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에 실린 종합 리뷰(Simons 외, 2016)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훈련한 테스트의 성적이 오른다는 근거는 많지만 일상에서 머리를 쓰는 일이 나아진다는 설득력 있는 근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효과가 있다고 나온 연구들도 자세히 보면 상당수가 대조군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습니다('수동 대조군'). 대조군에게도 똑같이 몰입할 만한 다른 활동을 시킨 연구('능동 대조군')에서는 두뇌 훈련의 효과가 매번 크게 줄었으며 이는 오른 점수의 상당 부분이 기대감과 의욕, 즉 플라시보 효과였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두뇌 훈련은 완전히 무의미한가
그렇다고 두뇌 훈련이 사기라거나 쓸모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을 기대할지만 바로잡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업기억 게임을 잘하게 되는 것은 피아노나 스타크래프트를 잘하게 되는 것처럼 하나의 기술을 익히는 일입니다. 악기를 배운다고 IQ가 오르지는 않아도 배울 가치는 충분하듯이 게임을 잘하게 되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닙니다. 잘못된 것은 효과를 부풀려 파는 광고 쪽입니다.
효과가 검증된 인지 훈련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ACTIVE 연구(Ball 외, 2002)에서는 목적이 분명하고 범위를 좁게 짠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2년 뒤에도 훈련한 과제를 잘 해냈습니다.
뇌 건강을 실제로 지키는 다섯 가지
뇌 건강을 지키는 데는 앱 스토어에서 파는 프로그램보다 더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이미 들어 보신 것들입니다.
- 수면 — 잠자는 동안 뇌가 회복하고 기억을 굳힙니다.
- 유산소 운동 — 뇌로 가는 혈류를 늘리고 신경 성장 인자가 잘 나오도록 돕습니다.
- 난청 치료 — 잘 들리지 않아서 생기는 인지 부담과 고립을 막아 줍니다.
- 사회적 교류 —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다 보면 뇌를 여러 방향으로 쓰게 됩니다.
- 혈압·심혈관 관리 — 혈관 문제로 생기는 인지 저하를 막아 줍니다.
두뇌 훈련 마케팅을 판별하는 다섯 가지 질문
광고나 기사를 보실 때 아래 질문을 하나씩 대 보시면 부풀린 주장을 생각보다 쉽게 걸러 낼 수 있습니다.
- 대조군은 무엇을 했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수동 대조군이라면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결과를 잰 과제가 훈련 과제와 너무 닮지 않았는가? 가까운 전이를 먼 전이처럼 포장할 때 흔히 쓰는 방법입니다.
- 표본이 충분하고 무작위로 배정했는가? 표본이 작고 무작위 배정을 하지 않은 연구는 결과가 부풀려지기 쉽습니다.
- 나아진 것이 '검사 점수'인가, '실제 일상'인가? 가장 중요한 질문인데도 가장 자주 빠지는 부분입니다.
- 연구비는 누가 냈는가? 그 앱을 만든 회사가 돈을 댄 연구인지 확인해 보세요.
이 사이트가 '훈련 프로그램'이 아니라 '측정 도구'인 이유
이 사이트는 "이 테스트를 반복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약속을 팔지 않습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뒷받침할 수 없는 주장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이 사이트의 테스트는 훈련이 아니라 지금 내 상태를 확인해 보는 도구로 만들었습니다.
- 정직한 기준 적용 — 근거 없는 수치는 지어내지 않으며 기준 자료마다 출처를 밝힙니다. 반응속도는 실험실 자료를 참고용으로만 공개하고 자세한 기준은 방법론 페이지에 적어 두었습니다.
- 지금 상태를 비추는 거울 — 이 테스트들은 뇌를 단련하는 헬스장이 아닙니다. 지금 내 반응속도와 기억 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컨디션과 장비에 따라 얼마나 오르내리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거울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